작성자 연구윤리정보센터 댓글 0 건 조회 118 회 작성일 21-01-26 10:45

`실험동물 대신 모형으로` 수의대생들이 실습 위해 직접 만들다
서울대 수의대 실험동물 복지개선 동아리 ‘동실동실’ 수의약리학 실습에 모형 활용

[데일리벳/정세민 기자] 수의과대학에서 실습 교육에 쓰이는 실험동물을 모형으로 대체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서울대 수의대 실험동물 복지개선 동아리 동실동실(회장 안하림)이 제작한 래트(rat) 주사용 모형(더미)이 지난 학기 서울대 수의대 본과1학년 수의약리학 실습에 활용됐다.

‘실습 모형 대체 필요하다’ 응답 60%..실습 윤리성·교육의 질 간의 균형 중요시

동실동실 더미제작팀은 실험동물을 대체할 모형을 자체 제작해 실습에 활용하기 위해, 우선 서울대 수의대 본과생 57명을 대상으로 실습과 모형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던 실습은 질 도말, 닭 부검, 가금 실습, 약물 투여 순으로 조사됐다. 실습 모형으로의 대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34명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모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실습으로는 질 도말과 골학이 19.3%로 가장 많이 꼽혔다. 요도 카테터 삽입(17.5%), 붕대법(12.3%), 산양 해부(10.5%) 등이 뒤를 이었다. 기존 실습의 비윤리성이나 개선 가능성, 모형 활용을 통한 실습기회 증대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응답에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들은 모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습의 윤리성과 교육의 질 간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동물과 더미 사용 간의 간극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실동실 더미제작팀은 지난해 여름 약물주사 실습용 래트 더미를 제작했다. 래트를 보정하는 감각을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해부학적 구조를 반영하고, 유사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래트 보정·주사에서 주요 부위인 뒷다리 근육과 후두골, 견갑골 등을 각기 다른 경도의 소재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정확한 주사를 위해 음압을 확인하는 과정을 구현할 수 있는 재료를 물색하는 한편, 모형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외형은 유지하되 내부 재료를 교체하는 형태로 제작했다. 실습과목 조교와의 지속적인 상의를 거치며 피드백을 받았다. 완성된 모형 중 근육주사 모형 3개와 피하주사 모형 2개를 지난해 11월 수의약리학실습 ‘실험동물의 보정 및 약물투여법’에 활용했다. 모형 실습은 수의약리학 이소영 교수와 조교들의 협조 하에 진행됐다. 실습은 래트 보정 방법과 주사위치 파악, 음압 확인 등을 모형으로 먼저 연습한 후 실제 래트와 마우스에 주사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정과 주사에 어려움을 느낀 학생들은 실제 동물에서 계속 시도하기 보다는 모형으로 충분히 연습한 후 다시 실제 동물에게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툰 실력이 동물에게 더 큰 고통을 가할까 두려워하던 학생들도 모형을 활용해 수차례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

모형 사용자 96%가 ‘유용하다’ 응답..실제 동물 대신 모형에 반복 연습

동실동실 더미제작팀은 해당 실습에 대한 피드백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본과1학년 재학생 47명 중 모형을 사용한 26명과 사용하지 않은 2명이 조사에 응답했다. 모형을 사용한 26명 중 25명(96%)이 모형 사용이 유용하다고 응답했다. 보정 연습과 주사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되고, 실제 동물에 반복하는 대신 충분히 연습할 수 있어 두려움이 덜했다는 것이다. 모형 사용이 실습동물의 고통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향후 다양한 종류의 더미 제작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8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피하가 늘어나는 느낌이 실제와 다르고 모형에 주사액을 투여할 수 없는 점, 보정 시 다리를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 음압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경구 투여용 모형 개발, 주사액 투여 기능, 다리 근육의 경도 조절, 피부 늘어남 구현 등이 보완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서울대 수의대 류판동 교수는 “동실동실의 이번 활동은 실험동물 윤리와 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재학 중 여러 사람과 협동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어 더 의미가 크다”고 격려했다. 류 교수는 “모형은 실습과 임상교육을 위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도 각종 모형을 활용해 임상실기를 익히는 ‘Clinical Skills Center’를 운영하는 대학이 많다”며 “동실동실이 만든 모형이 실험·임상실습에 널리 쓰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19년 결성된 동아리 동실동실은 래트, 실습견, 공혈견 등 다양한 방면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더미제작팀, 산책·목욕봉사팀, 실습견·공혈견 견사 개선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2019년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실험동물은 총 371만 2,380마리였으며, 그중 86.9%(322만 4,682마리)는 마우스, 래트 등 설치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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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동물 대신 모형으로` 수의대생들이 실습 위해 직접 만들다

  • 작성일 21-01-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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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동물 대신 모형으로` 수의대생들이 실습 위해 직접 만들다
서울대 수의대 실험동물 복지개선 동아리 ‘동실동실’ 수의약리학 실습에 모형 활용

[데일리벳/정세민 기자] 수의과대학에서 실습 교육에 쓰이는 실험동물을 모형으로 대체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서울대 수의대 실험동물 복지개선 동아리 동실동실(회장 안하림)이 제작한 래트(rat) 주사용 모형(더미)이 지난 학기 서울대 수의대 본과1학년 수의약리학 실습에 활용됐다.

‘실습 모형 대체 필요하다’ 응답 60%..실습 윤리성·교육의 질 간의 균형 중요시

동실동실 더미제작팀은 실험동물을 대체할 모형을 자체 제작해 실습에 활용하기 위해, 우선 서울대 수의대 본과생 57명을 대상으로 실습과 모형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던 실습은 질 도말, 닭 부검, 가금 실습, 약물 투여 순으로 조사됐다. 실습 모형으로의 대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34명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모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실습으로는 질 도말과 골학이 19.3%로 가장 많이 꼽혔다. 요도 카테터 삽입(17.5%), 붕대법(12.3%), 산양 해부(10.5%) 등이 뒤를 이었다. 기존 실습의 비윤리성이나 개선 가능성, 모형 활용을 통한 실습기회 증대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응답에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들은 모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습의 윤리성과 교육의 질 간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동물과 더미 사용 간의 간극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실동실 더미제작팀은 지난해 여름 약물주사 실습용 래트 더미를 제작했다. 래트를 보정하는 감각을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해부학적 구조를 반영하고, 유사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래트 보정·주사에서 주요 부위인 뒷다리 근육과 후두골, 견갑골 등을 각기 다른 경도의 소재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정확한 주사를 위해 음압을 확인하는 과정을 구현할 수 있는 재료를 물색하는 한편, 모형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외형은 유지하되 내부 재료를 교체하는 형태로 제작했다. 실습과목 조교와의 지속적인 상의를 거치며 피드백을 받았다. 완성된 모형 중 근육주사 모형 3개와 피하주사 모형 2개를 지난해 11월 수의약리학실습 ‘실험동물의 보정 및 약물투여법’에 활용했다. 모형 실습은 수의약리학 이소영 교수와 조교들의 협조 하에 진행됐다. 실습은 래트 보정 방법과 주사위치 파악, 음압 확인 등을 모형으로 먼저 연습한 후 실제 래트와 마우스에 주사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정과 주사에 어려움을 느낀 학생들은 실제 동물에서 계속 시도하기 보다는 모형으로 충분히 연습한 후 다시 실제 동물에게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툰 실력이 동물에게 더 큰 고통을 가할까 두려워하던 학생들도 모형을 활용해 수차례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

모형 사용자 96%가 ‘유용하다’ 응답..실제 동물 대신 모형에 반복 연습

동실동실 더미제작팀은 해당 실습에 대한 피드백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본과1학년 재학생 47명 중 모형을 사용한 26명과 사용하지 않은 2명이 조사에 응답했다. 모형을 사용한 26명 중 25명(96%)이 모형 사용이 유용하다고 응답했다. 보정 연습과 주사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되고, 실제 동물에 반복하는 대신 충분히 연습할 수 있어 두려움이 덜했다는 것이다. 모형 사용이 실습동물의 고통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향후 다양한 종류의 더미 제작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8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피하가 늘어나는 느낌이 실제와 다르고 모형에 주사액을 투여할 수 없는 점, 보정 시 다리를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 음압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경구 투여용 모형 개발, 주사액 투여 기능, 다리 근육의 경도 조절, 피부 늘어남 구현 등이 보완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서울대 수의대 류판동 교수는 “동실동실의 이번 활동은 실험동물 윤리와 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재학 중 여러 사람과 협동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어 더 의미가 크다”고 격려했다. 류 교수는 “모형은 실습과 임상교육을 위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도 각종 모형을 활용해 임상실기를 익히는 ‘Clinical Skills Center’를 운영하는 대학이 많다”며 “동실동실이 만든 모형이 실험·임상실습에 널리 쓰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19년 결성된 동아리 동실동실은 래트, 실습견, 공혈견 등 다양한 방면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더미제작팀, 산책·목욕봉사팀, 실습견·공혈견 견사 개선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2019년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실험동물은 총 371만 2,380마리였으며, 그중 86.9%(322만 4,682마리)는 마우스, 래트 등 설치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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