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CRE 댓글 0 건 조회 339 회 작성일 20-06-11 12:48

'고교생 조민 의학논문 저자 논란'으로 학계 연구부정행위 재조명

'특수관계인'에 초점 맞춰 연구윤리 재정립…7월께 윤리센터도 출범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가 내년부터 논문 검토에 있어 '부당저자 표시' 부분을 보다 꼼꼼히 살핀다. 연구자의 자녀, 배우자는 물론 19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저자 명시가 없는지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교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사태가 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 상류층의 입시 꼼수 및 의·과학계 연구부정행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학계는 재발방지를 위해 조씨 사건에 방점을 두고 '바람직한 연구윤리'를 재정립하는 절차에 들어가 그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조민 의학논문 저자 논란'…학계 연구부정행위 재조명


지난해 조 전 장관이 장관 후보자일 당시 불거진 '조씨 의학논문 저자 논란'은 교육계와 학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조씨는 한영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7년 7월 말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용해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 아버지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연구실에서 2주간 인턴을 했다. 이후 이듬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사 또는 박사급 연구원을 제치고 고등학생이었던 조씨가 논문에 가장 많이 기여한 제1저자로 적시된 것이다.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조 전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지며 특권층의 입시특혜 및 연구부정행위 논란을 가져왔다. 우선 조씨가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가운데 자기소개서에 이 논문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게 드러나 문제가 됐다. 여기에 논문에 오른 조씨의 신분이 한영외고가 아닌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기재된 점, 연구대상자에 대한 보호 여부 등을 따지는 연구윤리심의(IRB)를 받지 않았음에도 심의를 받았다고 논문에 명시된 점 등이 확인돼 결국 대한병리학회는 2019년 9월 이 논문을 연구부정행위로 판단하고 취소 처리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부는 물론 한국연구재단도 혼란을 겪었다. 먼저 해당 연구가 한국연구재단(당시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국비지원을 받은 사업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다. 곳곳에서 젊은 과학자들을 지원하려 했던 국가 예산이 '고교생의 스펙쌓기'로 사용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은 교수들의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등재와 같은 연구부정행위 문제가 이미 적지 않게 드러나 있음에도 한국연구재단이 이렇다할 조치없이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연구재단·교육부 등 '특수관계인' 초점 맞춰 연구윤리 재정립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 등은 조씨 사태 이후 '저자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학교와 학회에서의 연구윤리 사항을 재정립했다. 올해 4월 한국연구재단과 전국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 협의회의 명의로 전국 대학 등에 공유된 '연구논문의 부당한 저자 표시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 개정판이 대표적이다.

개정판은 '미성년자(만 19세 이하인 자) 또는 가족(배우자·자녀 등 4촌 이내)'을 '특수관계인'으로 명명하고 연구자가 이들을 연구에 참여시키거나 공동으로 논문을 발표하고자 할 때 유의할 사항을 명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 시작 전 특수관계인의 연구 참여 계획을 소속기관이나 공동 연구자들에게 꼭 공개해야 하고 연구 수행 중에는 특수관계인이 해당 연구과제에 참여해 얻은 정보와 데이터, 노하우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노트에 기록하고 보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저 논문 발표 전 소속기관과 해당 학술단체에 특수관계인에 대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

개정판은 이와 함께 2018년 7월 일부 개정된 교육부훈령 제263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5조 9항을 꼭 준수해줄 것을 적시했다. 5조 9항에는 '연구결과물을 발표할 경우, 연구자의 소속, 직위(저자 정보)를 정확하게 밝혀 연구의 신뢰성을 제고한다'고 언급돼 있다. 조씨의 신분이 고등학생에서 대학교 연구소 소속으로 적시됐던 것을 상기시킨다. 연구재단은 올해 2월에는 연구윤리를 위반한 국내 학술지 적발시 연구재단 등재지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조씨 사태에 비추어본다면 대한병리학회지에 보다 꼼꼼한 논문 검토를 요청한 셈이다.

6월 연구재단과 교육부는 일련의 사항들을 총망라해 △대학 부문의 '대학 연구윤리 길잡이' △학회 부문의 '출판윤리 길잡이'를 발간했다. 특히 기존 용어 정의 형태에서 나아가 각 대학의 자체 규정 중 연구윤리 등에 관한 모범적 사례를 일일이 예시로 들어 이해력을 높였다. 연구·출판윤리 가이드라인의 현장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강제성 없이 권고만?…7월께 연구윤리지원센터 출범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면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별다른 강제성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그나마 2월에 발표된 안에는 문제 발각시 '학술지 자격 박탈'의 취지가 담겨있지만 4·6월에 걸쳐 제시된 모든 안은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여기에 부당저자 문제, 특히 미성년자나 가족과 같은 특수관계인에 방점을 둔 부당저자 문제 개선에 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6월에 발간된 두 권의 길잡이에선 좀처럼 특수관계인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구재단이 6월 길잡이 발간과 함께 '2019년 대학 연구윤리 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당저자표시 의혹사건의 비중이 크고 엄중해 2021년 조사부터 자녀 등 특수관계 부당저자표시 발생 및 판정현황 추가 조사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그저 조사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연구재단과 교육부는 7월께 연구윤리지원센터를 별도 출범시킴으로써 대학이나 학회의 연구윤리 기강을 확실히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재단 측은 "7월쯤 연구윤리지원센터를 별도로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올해 6명으로 시작해 추후 10명 이상으로 센터 인원을 넓혀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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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딸 논문논란, 그후①]"취소된 조민논문"…내년부터 '자녀' 문제도 본다

  • 작성일 20-06-11 12:48
  • 조회 339

'고교생 조민 의학논문 저자 논란'으로 학계 연구부정행위 재조명

'특수관계인'에 초점 맞춰 연구윤리 재정립…7월께 윤리센터도 출범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가 내년부터 논문 검토에 있어 '부당저자 표시' 부분을 보다 꼼꼼히 살핀다. 연구자의 자녀, 배우자는 물론 19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저자 명시가 없는지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교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사태가 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 상류층의 입시 꼼수 및 의·과학계 연구부정행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학계는 재발방지를 위해 조씨 사건에 방점을 두고 '바람직한 연구윤리'를 재정립하는 절차에 들어가 그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조민 의학논문 저자 논란'…학계 연구부정행위 재조명


지난해 조 전 장관이 장관 후보자일 당시 불거진 '조씨 의학논문 저자 논란'은 교육계와 학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조씨는 한영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7년 7월 말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용해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 아버지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연구실에서 2주간 인턴을 했다. 이후 이듬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사 또는 박사급 연구원을 제치고 고등학생이었던 조씨가 논문에 가장 많이 기여한 제1저자로 적시된 것이다.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조 전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지며 특권층의 입시특혜 및 연구부정행위 논란을 가져왔다. 우선 조씨가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가운데 자기소개서에 이 논문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게 드러나 문제가 됐다. 여기에 논문에 오른 조씨의 신분이 한영외고가 아닌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기재된 점, 연구대상자에 대한 보호 여부 등을 따지는 연구윤리심의(IRB)를 받지 않았음에도 심의를 받았다고 논문에 명시된 점 등이 확인돼 결국 대한병리학회는 2019년 9월 이 논문을 연구부정행위로 판단하고 취소 처리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부는 물론 한국연구재단도 혼란을 겪었다. 먼저 해당 연구가 한국연구재단(당시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국비지원을 받은 사업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다. 곳곳에서 젊은 과학자들을 지원하려 했던 국가 예산이 '고교생의 스펙쌓기'로 사용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은 교수들의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등재와 같은 연구부정행위 문제가 이미 적지 않게 드러나 있음에도 한국연구재단이 이렇다할 조치없이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연구재단·교육부 등 '특수관계인' 초점 맞춰 연구윤리 재정립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 등은 조씨 사태 이후 '저자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학교와 학회에서의 연구윤리 사항을 재정립했다. 올해 4월 한국연구재단과 전국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 협의회의 명의로 전국 대학 등에 공유된 '연구논문의 부당한 저자 표시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 개정판이 대표적이다.

개정판은 '미성년자(만 19세 이하인 자) 또는 가족(배우자·자녀 등 4촌 이내)'을 '특수관계인'으로 명명하고 연구자가 이들을 연구에 참여시키거나 공동으로 논문을 발표하고자 할 때 유의할 사항을 명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 시작 전 특수관계인의 연구 참여 계획을 소속기관이나 공동 연구자들에게 꼭 공개해야 하고 연구 수행 중에는 특수관계인이 해당 연구과제에 참여해 얻은 정보와 데이터, 노하우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노트에 기록하고 보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저 논문 발표 전 소속기관과 해당 학술단체에 특수관계인에 대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

개정판은 이와 함께 2018년 7월 일부 개정된 교육부훈령 제263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5조 9항을 꼭 준수해줄 것을 적시했다. 5조 9항에는 '연구결과물을 발표할 경우, 연구자의 소속, 직위(저자 정보)를 정확하게 밝혀 연구의 신뢰성을 제고한다'고 언급돼 있다. 조씨의 신분이 고등학생에서 대학교 연구소 소속으로 적시됐던 것을 상기시킨다. 연구재단은 올해 2월에는 연구윤리를 위반한 국내 학술지 적발시 연구재단 등재지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조씨 사태에 비추어본다면 대한병리학회지에 보다 꼼꼼한 논문 검토를 요청한 셈이다.

6월 연구재단과 교육부는 일련의 사항들을 총망라해 △대학 부문의 '대학 연구윤리 길잡이' △학회 부문의 '출판윤리 길잡이'를 발간했다. 특히 기존 용어 정의 형태에서 나아가 각 대학의 자체 규정 중 연구윤리 등에 관한 모범적 사례를 일일이 예시로 들어 이해력을 높였다. 연구·출판윤리 가이드라인의 현장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강제성 없이 권고만?…7월께 연구윤리지원센터 출범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면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별다른 강제성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그나마 2월에 발표된 안에는 문제 발각시 '학술지 자격 박탈'의 취지가 담겨있지만 4·6월에 걸쳐 제시된 모든 안은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여기에 부당저자 문제, 특히 미성년자나 가족과 같은 특수관계인에 방점을 둔 부당저자 문제 개선에 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6월에 발간된 두 권의 길잡이에선 좀처럼 특수관계인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구재단이 6월 길잡이 발간과 함께 '2019년 대학 연구윤리 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당저자표시 의혹사건의 비중이 크고 엄중해 2021년 조사부터 자녀 등 특수관계 부당저자표시 발생 및 판정현황 추가 조사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그저 조사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연구재단과 교육부는 7월께 연구윤리지원센터를 별도 출범시킴으로써 대학이나 학회의 연구윤리 기강을 확실히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재단 측은 "7월쯤 연구윤리지원센터를 별도로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올해 6명으로 시작해 추후 10명 이상으로 센터 인원을 넓혀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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