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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윤리는 책임있는 연구를 안내하는 GPS' - NRF 웹진(20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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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re.or.kr/article/laboratory_empathy/1388604


         

투명한 사회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듯 깨끗한 연구윤리는 연구 경쟁력을 높인다.
2005년도 말 황우석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한국은 사실상 ‘연구윤리의 불모지’였다. 논문 표절과 중복게재, 부당한 저자표시 등 연구부정행위와 관련된 객관적인 기준이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0년이 넘는 동안 정부와 학계, 연구자들은 연구윤리 확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의 지침을 마련했다. 그 중심에 한국연구재단 지정 연구윤리정보센터의 이인재 센터장이 있다.


이인재 연구윤리정보센터장(서울교대 교수)은 '연구윤리는 연구자를 당당하고 자유롭게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윤리 불모지'에서 선진국형 연구윤리지침 마련

  • 연구윤리정보센터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습니다. 센터의 주요 업무와 역할은 무엇인가요?

    연구윤리정보센터(www.cre.or.kr style="font-family: 나눔고딕, NanumGothic;">)는 지난 2007년 문을 열었는데요. 2016년부터 서울교육대학교가 주관 운영기관으로 지정되어 제가 4대 센터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연구윤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공유하고, 연구자의 수요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센터의 1차 목표이고요. 웨비나(Web+seminar) 개최 등 연구윤리 관련 고민에 대한 상담, 연구자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해외 여러나라의 연구윤리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그들의 연구윤리 제도나 정보를 국내에 소개·응용하는 동시에 한국의 높아진 연구윤리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활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 윤리학에는 많은 분야가 있을 텐데 특별히 ‘연구윤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05년 말 황우석 사건이 발생한 직후 정부 차원에서 국내 연구윤리 실태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하는 연구 용역을 제가 맡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을 체계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도구도 없었고, 자료나 경험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 누구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죠. 더구나 연구 기간도 짧아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나니, 곧이어 표절 문제가 사회문제로 크게 불거졌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인문·사회과학분야 표절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기초 연구>를 발주했는데 또 그 일을 맡게 되었어요. 이 두 가지 일을 계기로 연구윤리에 대한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포함한 관련 일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당시 연구윤리 실태나 수준을 조사하면서 느끼신 점이 많았을 텐데요.

    국내에서 국가 수준의 연구윤리 지침이 처음 마련된 게 2007년 2월이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연구윤리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에 대한 관심이 없었고, 표절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으니 ‘연구윤리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었지만 ‘황우석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크게 쟁점이 되었던 저명인사들의 논문 표절 문제는 역설적으로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윤리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연구윤리가 뿌리를 내리게 된 것도 우리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어요. 대형 연구부정 사건이 불거진 뒤 반성을 통해 엄격한 관련 지침을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연구 현장의 수용 단계를 거치면서 연구윤리 수준이 높아진 거죠.

"설마 나는 문제없겠지.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라는 생각 버려야

이 센터장은 2005년도 말 황우석 사건이 있기 전까지 '연구윤리의 불모지였다'라고 설명했다.
  • 현행 교육부의 연구윤리지침은 지난 2015년 개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 지침과 비교해 달라진 점과 특징은 무엇인가요?

    2007년 정부가 마련한 연구윤리 지침은 대학과 연구기관 그리고 학술단체의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공정한 검증 절차 확립을 통해 연구부정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침의 적용 범위의 모호함, 각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 정의만 있어 연구 현장에서 이를 구체적인 제보 사례에 적용하여 판단하고자 할 때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육부의 지원 과제와 대학 자체 및 다른 기관의 지원 과제에 대해 지침을 적용할 때 그 근거를 명확히 했고, 연구자가 연구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책임을 새롭게 제시했으며, 연구부정행위의 개념과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일례로 자신이 이미 게재한 논문과 동일 또는 실질적으로 유사한 논문을 출처 없이 반복 게재하고 이를 활용하여 부당이익을 얻는 ‘부당한 중복게재’를 연구부정행위에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연구 결과를 도용하는 표절 행위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4가지 유형과 부당한 저자표시에 해당하는 3가지 기준을 예시함으로써 판단 기준을 보다 구체화했습니다.

  •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표절 문제를 포함한 연구부정행위 논란이 사회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지난 10년 동안 국내의 연구윤리 관련 하드웨어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구자들 사이에서 “설마 나는 문제없겠지.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라는 인식이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와 함께 아직도 어떤 것이 연구부정행위이고 연구윤리에 위반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연구윤리에 대한 무관심이 여전히 높고 올바른 연구 수행이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초·중등 단계에서부터 연구윤리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대학생, 대학원생, 교수 및 전문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윤리 교육을 보다 체계적이고 내실 있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그동안 학계나 연구자들의 자율적인 노력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연구윤리에 대한 고민을 연구자나 학계가 먼저 제기하고 자발적으로 해결하여야 합니다. 연구윤리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될 때에도 학계의 의견과 판단 기준을 존중하면서 함께 개선해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정반대의 모습을 많이 목격해야 했습니다. 연구윤리의 이슈는 학계의 자율적인 정화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언론이나 사회에서 해결하도록 방관하거나 떠넘길 게 아니라 연구자와 학계가 타당한 기준을 가지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해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권이나 대중에게 연구부정행위와 관련된 논란이 불거졌을 때에도 학계의 목소리가 정당성을 갖고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정치적 노선에 따라 판단 기준이 흔들려 생길 수 있는 혼란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의혹의 당사자도 수긍하고 사회도 학계에 믿음을 갖게 됩니다.

  •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3년 전 대학과 연구기관에 있는 연구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왜 연구자는 연구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업적 평가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Publish or Perish”라는 말에서도 드러나듯이, 대부분 게재한 논문의 숫자로 연구자의 능력과 업적을 평가하다 보니 연구자들이 받은 스트레스가 크고, 이것이 연구부정행위로 이어진다는 거죠.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선진국도 비슷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결국 연구자를 평가할 때 논문 숫자를 주요 요소로 삼는 양적 위주의 평가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죠.

  • 연구부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설문조사에서 세 번째로 많이 나온 답이 흥미로웠습니다. “연구부정행위를 해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답이었는데요. 연구부정행위가 왜 근절되지 않는지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연구부정행위를 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면 연구자들은 연구부정행위의 유혹을 더 과감히 떨쳐 버릴 수 있다고 봅니다.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이나 봐 주기식으로 연구자로 하여금 “잘못을 해도 괜찮네. 별거 아니잖아. 들키지만 않으면 돼.”라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이 역시 사회적인 인식 전환과 함께 올바른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제대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연구 문화를 확립해야 합니다. “법을 지키면 나만 손해”라는 인식이 사라져야죠.

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윤리 리딩 기관으로 우뚝 서길

연구윤리의 이해와 확신을 위해 만든 인포그래픽.<이미지 출처=연구윤리정보센터.<a href=www.cre.or.kr />" src="http://webzine.nrf.re.kr/_html/images/1709/insight03.jpg" style="border: 0px none; max-width: 100%; margin-bottom: 30px;">
  •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연구재단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연구자나 연구자가 소속되어 있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자율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연구 지원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정부의 연구 지원기관이 선도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최근 연구윤리의 국제적인 추세입니다. 수준 높은 연구윤리의 준수가 연구 경쟁력을 높이고 이것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구 지원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이 연구윤리에 대하여 어떤 인식과 정책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연구자와 대학의 연구윤리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재단의 연구윤리 업무 담당 인력과 예산의 확충 등 연구윤리 업무 시스템을 현재보다 더 확대하고 고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상설 연구윤리위원회를 구축하여 재단의 연구윤리 정책의 기획과 추진, 모니터링 및 예방 활동, 연구윤리 확립 모범 사례의 확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재단이 지원한 연구가 독창적이고 빠르게 산출되는 것 못지않게 정직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연구 성과가 나오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윤리를 준수하면서 연구를 잘 한 연구자가 인정받고 연구윤리를 위반한 연구자에게는 엄하게 책임을 묻는 규범을 만들어가는데 재단이 앞장 서야 합니다.

  •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 재단에서도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서는 연구 지원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재단 내에 가칭 ‘연구윤리 기금’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모든 연구 과제비의 일정 비율을 연구윤리 기금으로 책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0.5%도 좋고, 이게 많다면 0.1%도 괜찮습니다. 이런 제도와 활동을 통해 재단이 기초연구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 연구윤리 리딩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 끝으로 연구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그동안 연구자와 대학 및 연구기관, 연구 지원기관, 정부에서는 연구윤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연구부정행위가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연구윤리는 연구를 잘 하기 위해 연구자가 꼭 알고 지켜야 할 가치이고 규칙이며 행동양식입니다. “나는 연구윤리를 몰라도 연구를 잘 할 수 있다,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라고 생각하면서 방심하는 순간, 개인의 연구 활동이나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됩니다. 나아가 연구 부정행위가 연구 및 학문 공동체에 대한 불신, 국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시길 당부 드립니다.

인터뷰

01교수님이 생각하는 '연구윤리'?

"연구자를 당당하고 자유롭게 한다"

연구윤리는 연구자의 연구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구속하고 불편하게 하는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신뢰받을 수 있는 연구자로 만들어준다. , 연구윤리는 연구를 진실되게,
연구자를 당당하고 자유롭게 한다.

02연구윤리 전문가로서 겪는 고충은?

"자신에게 너무 엄격해진다"

연구윤리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자기 검열, 자기 검증의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내가 하는 연구의 질적 수준에도 신경을 쓰지만 적어도 연구윤리는 완벽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좋은 연구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03인생 철학으로 삼는 격언·문구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링컨의 명언 중에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가 있음으로 해서 이 세상이 더 좋아졌다는 것을
보는 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연구윤리에 대한 나의 열정과 노력이 우리나라가 연구윤리의
선진국으로 성숙해 가는데 소중한 밀알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작성자 CRE 등록일 2017-09-04 09:18
출처 한국연구재단 웹진 연도 2017
링크 http://webzine.nrf.re.kr/nrf_1709/webzine/research/id/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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